정전협정과 반공포로, 평화협정과 북핵문제
평화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 정부의 역할은...
1953년 6월 18일 새벽 0시를 기해, 이승만은 북파첩보부대인 켈로부대까지 동원하여 송환심사 대기중이던 포로를 사방으로 흩어트리는 <반공포로 대방면>을 단행한다. 열흘전 6월 8일, 판문점에서는 정전협정의 마지막 난제였던 <포로송환협정>이 체결된다. 이승만은 북진통일을 명분으로 내세워 정전협정 반대운동을 펼쳤고, 급기야 일명 <반공포로 석방>을 단행한다. 이것은 정전협정이라는 다된 밥에 재를 뿌리는 행위로서 미국을 대단히 당혹스럽게 만들었다, 급기야 미국에서는 이승만 제거 계획까지 세울 정도로 크게 화를 내었다. 하지만 이승만의 요구는 단순하였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을 구두나 밀약으로가 아니라 명확히 보장해달라는 것이었다.
정전협정이 뭐길래 그의 걱정이 그리도 컷을까.
<정전협정 4조 60- 한국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하여 쌍방 군사령관은 쌍방의 관계 각국정부에 정전협정이 조인되고 효력을 발생한 후 삼개월내에 각기 대표를 파견하여 쌍방의 한급높은 정치회의를 소집하고 한국으로부터의 모든 외국군대의 철수 및 한국문제의 평화적 해결 문제들을 협의할 것을 이에 건의함>,
이 문장에서 이승만의 두려움은 쉽게 이해된다. 미군은 이승만에게 권력의 언덕이었다. 이승만의 정권을 만들어주고 지켜주었던 미군의 존재가 사라질수도 있다는 불안감. 오로지 그것만이 비극적인 전쟁을 마감하는 일조차 거부하게 하였던 이유였다.
그러나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이승만 만의 이득이였을까? 미국의 대한반도 정책에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은 매우 중요한 사안이다. 오히려 미국이 한국정부에 매달리며 사정해야 할 내용이지는 않았을까? 이승만의 안목은 밥해놓고 기다리는 주방에서 제발 밥달라고 때쓰는 아이정도는 아니었을까 생가해본다.
북한이 보스워즈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 이후 사흘만에 ‘북핵문제는 남북관계와 무관하다’는 주장을 펼치며 핵협상 상대를 미국으로 한정지으려고 한다, 그 이유가 북미협상을 평화협정 체결 등과 연동시키려는 것이라고 왠만한 언론이나 분석가들이 얘기 하고 있으며, 이제 상식적인 내용이 되어 버렸다.
이럴때 우리 정부의 입장과 태도는 어떠해야 할까.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국민들과의 대화에서 “북핵문제는 대한민국이 당사자라고 생각한다. 북한 핵 문제가 남북간의 가장 선결문제”라는 입장을 천명하였고, 유명환 외교통상부장관도 어느 강연회에서“남북간 대화는 북핵문제를 의제”로 해야 한다고 하였다. 이렇듯 우리 정부는 남북관계에 있어서 핵 문제가 최우선 의제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것은 북미간의 해빙무드가 조성될때 브레이크 역할을 할 수도 있는 것인데, 누구를 위한 브레이크 일까? 이승만의 걱정은 나름대로 이해 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현 정부의 두려움은 무엇일까? 설마 아직도 미군이 없으면 권력을 유지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걸까? 전쟁상태 해소라는 숙제를 하루빨리 풀어야 하는 글로벌시대에 평화협정체결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은 고사하고 브레이크의 역할이라니, 실용정부의 비실용적인 모습에 참으로 의아함을 금할수 없다.
국제사회는 냉혹하여 남의 불행을 이용해 먹고 사는게 당연한데 한반도의 평화협정을 미국이 진정으로 바랄까? 그렇게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이승만 정부는 명백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요즘 하는 걸 보면 무엇이 다른지 잘 모르겠다. 소위 ‘자유당 시절’이라는 유행어가 만들어 졋듯, ‘이명박정권 시절’이라는 것이 훗날 세인의 유행어가 될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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