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진 바가지 쇼,이제 그만
깨진 바가지 쇼,이제 그만
작년에 있었던 일이다. 중소기업을 어렵게 운영하고 있는 한 지인이 이명박 선거캠프에서 받은 감사편지를 들고 와서는 겸연쩍은듯 웃으며 내굴렸다. 그리고는 이명박정부에 대해 성토하였다. 격식은 차리지 않았어도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모습과 오버랩 되기도 하였다. 그 감사편지는 선거캠프에 이름이 올라있는 사람들에게 일괄 교부된 듯 하였다. 기업인이 정치하는데는 왜 기웃거리셨소? 하고 묻자, 그저 그렇게 되었다고 한다.
제작년 대통령선거 시기에 이명박 대통령후보는 경제대통령이라는 이미지를 만드는데 무척 애를 썼던걸로 기억한다. 욕쟁이 할머니 한테서 욕을 얻어먹으며 경제를 살리라는 주문을 애처럽게 받는 홍보영상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새벽일 가는 70년대 아버지들의 뒷모습을 연상케하는 잘만든 영상이었다.
많은 국민들은 선거보이코트라는 반항적이거나 냉소적인 선택을 하였지만 또한편의 많은 이들은 능력있고 돈벌어다 줄 가장으로 이명박 후보를 대통령으로 선택하였다. 노무현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실망감이 역으로 작용한 결과도 존재하는 걸로 보이지만, 어쨌든 민주적 절차에 의해 압도적인 차이로 이명박후보는 경제대통령으로 국민에게 선택되었고 국회도 한나라당이 완전히 장악하는 초유의 사건이 벌어진다. 물론 우리국민들이 거지꼴로 살고 있지도 않았고, 경제규모가 나락으로 떨어지지도 않았었다.
어째든 호기있게 출범한 이명박정부는 어이없게도 취임 3개월만에 국민의 마음에서 완전히 지워져버리는 전대미문의 상황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더욱이 의기양양했던 경제문제는 지나치게 미국과 수출에 의존하면서 한심스러울 정도로 내리막길을 치달아 가버린다. 이명박후보를 찍은 사람이 압도적이었는데 그를 찍었다는 사람은 확인하기가 어려워졌다. 제2의 IMF가 오네 가네 말이 돌고 있는 지경에 빈부의 격차는 하늘을 찌르고 학비없어 자살하는 대학생이 한강의 귀신이 되어갔다. 누가 원했을까? 아니 상상이나 했을까? 경제대통령 치하의 상황이라고.
이전 정부에서 다해결하지 못해 국민의 지탄을 받은 것은 분배의 문제였던걸로 기억한다. 그런데 새정부는 못다한 분배의 정의를 실현시키기는 커녕 부의 독식을 일삼으며 국민경제, 특히 서민경제를 더욱 어렵게 옥죄어가고 있다. 경제바가지는 깨지고, 분배의 바가지도 동강이 났다.
그러자 이제는 이명박 경제대통령이 서민대통령으로 옷을 갈아입었다. 유류환급금을 던져주며, 시장아주머니에게 목도리를 감아주고, 떡복이를 사먹으며, 돈많이 버는 대통령이 아니라 서민을 위한 대통령으로 변신을 하였다. 금방 들통날거 제발 연기라도 잘했으면 좋겠다. 그 쇼 후에 기름값은 올라가고, 세금폭탄 서민들에게 전가하고, 물가는 치솟고...눈가리고 아웅도 유분지, 어이가 없으니 현실이 아닌것처럼 느껴지곤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331억원어치 재산을 청소년학자금에 쓰라고 기부했다. 돈이 없어 공부를 못하는 사람이 나오지 않기를 바란다는 말을 잊지 않고. 참으로 서민적이고 믿음직한 행위인가? 오히려 두려워진다. 생색용 재산기부후에 얼마나 교육정책이 후퇴할것인가. 앞서본 쇼의 학습효과이리라. 부자만을 위한 교육환경, 사교육 시장의 활성화를 위한 정책 앞에 331억원(년 11억원)의 효과와 흔적은 어디에서 찾아볼수 있을까? 교육바가지도 깨진지 이미 오래이기 때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그돈으로 어디에 기부한게 아니라 자신의 재단을 설립하였다. 재단의 임원은 측근과 친척이 되었다. 일해재단, 정수장학회 등을 기억하는 우리는 걱정이 앞설 수밖에 없다.
대선 직전후에 여러 사람들과 대화를 하던중 이명박정권이 대북정책을 후퇴시킬거라고 여기는 사람은 별로 보지 못했다. 오히려 이명박대통령이 현대출신이라 대북관광사업을 더욱 활성화 시킬거라 거나, 이명박 정부의 실용가치가 오히려 더 교류를 활성화하고 대북진출에 적극성을 띌거라고 기대하는 사람 조차 있었다.
그렇게 생각한 사람을 탓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국민들의 요구와 희망이 무엇이었는가를 이야기 하고자 하는것이다. 우리국민은 발전된 민주주의와 화해협력의 새로운 남북관계를 엎어버리자는 게 아니라 그것을 발판으로 더욱 세련되고 부유하고 공평하게 살아가고자 했던 것이라고 생각한다. 지금 이런 상황은 분명 아니라는 것이다.
지금의 남북관계는 이렇게 짓부셔진 바가지, 다시는 퍼담는 노릇을 못하는 바가지 신세가 되어버렸다. 아무도 원치 않은 상황이다.
이명박 정부는 바가지를 고치려고 할까? 서민이요 상생이요 쇼를 하면서 공안정국으로 휘몰아 가는것을 보니 그럴 의향은 전혀 없어 보인다. 뽑아준 국민들이 원치 않는 정책을 폭력으로 밀어붙이는 정부는 정부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보아야 하지 않을까? 이 정부는 그것을 목표로 집권했고 그것을 의기있게 추진해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민여러분 속으셨습니다. 선거캠프에서 날아온 감사편지를 증오하며 이명박 깨진바가지정부를 고소고발 해야하지 않을까요? 더 늦기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