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통일관에 맞추어 주세요. 안그러면…
정부의 통일관에 맞추어 주세요. 안그러면…
통일교육협의회라는 통일부산하 단체가 있다. 이 단체는 통일교육원의 자금으로 사회단체의 통일교육을 지원하고 있는데, 처음에 여기에 참가하게 되었을 때 참 한심하기 그지 없었다. 자유총연맹을 비롯한 냉전적인 사고를 하고 있었던 많은 관변단체들이 마치 통일교육의 주체인양 행세하며 회원단체의 절반이나 되게 망라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통일의 원칙과 방도에 부합하여 사업을 도모하여야 하는데, 안보교육과 통일교육의 차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데다가 그저 말만 통일이라고 붙이면 그만이었기 때문이었다. 특히 통일문제와 자주문제는 땔레야 땔수 없는 사안인데도 전체 회원단체 중에 자주문제를 의제나 교육에 접목하고 있는 데는 거의나 보지 못하였다.
지나고 보니 이전 정부의 통일관이 꼭 이런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고, 특히 자주문제는 쏙 빼놓고,
그래도 버텨오면서 열심히 참여하였던 것은 국민의 혈세가 아깝게 탕진 되는 것을 보기 아까왔던 것이 하나요, 평화와 통일이라는 명제를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위안이었으며, 다양한 의견을 한데 어울려 공존시키고 있어서 적어도 그 안에서는 탄압의 공포는 없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더 나아가 노력한 만큼의 긍정적이고 점진적인 변화가 있을 거라고 기대한 것도 있었다.
이것도 꼭 이전정부에 살던 때의 우리의 마음과 같은 것 같다. 남북의 화해와 협력을 기치로 햇볕정책을 계승한다고 하니 진행이 더뎌도 그 기대가 있었던 것이요, 6월 민주항쟁을 계승 한다고 하니 민주주의가 꽃 피워질 날을 기대하면서 현실의 어려움과 답답함을 참아가고 있지 않았던가. 물론 한미동맹은 굳걷하였고, 한일외교는 굴욕적이었다.
그러다 걱정하던데로 정권이 바뀌었는데, 걱정을 뛰어넘는 강공에 정신이 얼얼하다. 촛불이 들끓고, 네티즌이 입바른 소리를 고아대도 불도저 정부는 싹 밀어버리고 만다.
이 여파가 통일교육협의회에도 불어닥쳤는데 임원진 교체 압력, 촛불단체 탈퇴 요구, 통일부 입장과 다른 교육에는 지원하지 않는 방침이라는 명확하고 전격적인 조치들이 취해진다.
통일교육의 풍부한 발전을 위해 시민단체에게 협의하게 한 통일교육협의회의 취지를 무시하고 통일부의 일선 창구의 역할 또는 관변단체 지원기구로서의 역할을 요구하고 있다.
그래서 나타나는 현상이 이런 것이다.
우리 사업중에 평화통일기원 가을기행이라는 사업이 있는데 그 중에 매향리 평화마을 현장교육이 있다. 이것이 문제다. 매향리는 미군문제가 있는 민감한 사안으로 정부입장과 다를수 있으니 지원사업에서 제외하겠다고 전화가 온다는 것. 또 며칠후에 있을 강연사업에 정부입장과 다른 내용을 강의하지 못하도록 강사에게 각별히 유의시켜 줄 것을 당부하며 전화가 온다는 것. 강사의 초청은 우리가 하지만 강사의 말을 우리가 컨트롤 할 수는 없다고 했더니 정부지원을 받는 행사이니 지키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것.
그들은 밀어 붙일 것이다. 여태껏 해왔던 방식대인 무대포로. 그리고 통일교육협의회에서 이제 협의는 하지 않는다. 그저 요구만이 있을 뿐 이다.
그런데 그들이 말하는 정부 입장이라는 것이 무엇인가? 보면 보이나? 잘보면 보일까? 뚫어지게 보면 보일까?
없는데 보이는건 환상, 환상은 거짓이다.
정부정책은 <비핵,개방,3000>이다. 그런데 저항에 부딪쳐 폐기되고 <상생,공영>으로 바꿨다. 그래도 똑 같다. 핵폐기후 지원 하겠다는 입장이다. 이것은 통일정책도 아니고 합리적인 대북정책도 아니다. 통일교육협의회에서 북한핵폐기 촉구대회 및 김정일화형식이 열리게 될까 우려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