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녘 마실
통일독일과 남북 강원도
coron
2010. 5. 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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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5박6일 일정으로 독일을 방문하였다. 아시아와 북미 일색이던 강원도 국제교류 사업의 확대를 위해 접경지역의 경험을 공유하고 있는 바이에른 주 오버프랑켄 행정관구와의 협조관계 수립, 칼스루헤 대학교와의 플라즈마 공동연구 추진, 뒤셀도르프 수공업회의소(HWK)와의 직업훈련·마이스터 분야 협력을 통한 선진기술인력양성 시스템 도입 등이 그 주요 내용이었다. 지사로서는 모든 분야가 중요했지만 접경지역 단체장으로서 남·북한 통일지원 사업을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스자이델 재단의 한스 체헷마이어 총재와의 만남이 각별했다. 간담회를 갖는 내내 “조국의 분단은 그 민족의 무능이다” 라는 말이 떠올랐다. 이는 통일 전후를 아울러서 시종일관 독일인들이 갖고 있던 공통된 마음이었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의해 한반도보다 통일의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평가받던 독일이 통일을 이루어 낸 과정은 눈여겨 볼만하다. 1969년 집권한 서독 수상 브란트의 동방정책(Ostpolitik)을 바탕으로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을 체결함으로써 공존과 통일의 기틀이 마련되었다. 그 후로 탈냉전이라는 국제적 분위기도 있었지만 무엇보다 공존에 대한 양 체제의 지속적인 이해와 통일을 이루려는 독일인들의 끈질기고 자발적인 노력이 통일을 이루는 밑바탕이 되었다. -조국 분단은 그 민족의 무능 강원도는 145km에 이르는 휴전선과 212km에 달하는 해안선을 끼고 있는 남한에서 가장 큰 접경지역이자 세계유일의 분단도이기도 하다. 지금도 금강산에서는 이산가족 만남이 이어지고 있지만 속초 등에는 아직 많은 실향민들이 살고 있다. 우리 도가 통일, 혹은 남북교류협력에 대해 절실한 생각을 갖게 된 것은 이런 지정학적 특성과 이로 인한 발전의 제약이라는 현실적 문제, 도민들의 통일에 대한 남다른 염원에서 출발했다. 지난 2000년 12월, 남측의 도지사라는 공식직함으로는 처음으로 북측의 공식 초청을 받아 금강산~원산~평양이라는 새로운 경로로 북한을 방문했다. 이는 당시 일반화 되었던 중국 경유, 평양 방문이라는 관례를 깨는 것이어서 자체만으로도 의미를 가질 만 했다. 실제로 북한을 방문하여 김영대 민족화해협의회 회장, 정운업 민족경제협력연합회 회장 등과 만나 회담을 진행하였는데 북한에서도 특별하고 이례적인 사건이라는 평가를 하기도 했다. 남북강원도 협력의 기본합의는 2001년 4월, 안변의 남대천에 연어치어 55만 마리를 방류하는 것으로 시작되었다. 2003년에는 안변에 연 500만 마리 생산규모의 연어부화장을 건설하였고, 협력사업의 폭을 넓혀 솔잎혹파리와 잣나무 넓적잎벌의 공동 방제작업, 원산농민기술 강습소를 리모델링 해주었다. 또한, 남북강원민속축전, 남북아이스하키 친선경기, 북측 태권도시범단의 시범 등 사회문화 쪽의 사업이 이어졌다. 이외에도 농림·수산 등의 분야에서 협력사업이 필요하면 언제나 실무접촉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 놓았다. 그 중 지금도 성과로 기억되는 것은 북한의 2014평창동계올림픽 지지를 밝히는 합의서를 공동발의 했다는 점이다. 60년이 넘는 분단의 장기화가 갖고 온 부작용은 물리적인 분단의 고착보다는 기실은 우리네 성장 동력을 이끌어 낼 상상력을 단절시킨다는데 더 심각성이 있다. 해양과 대륙을 아우르는 글로벌한 상상력으로 지구촌 전체를 무대로 펼치는 적극적인 소통과 교류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사상, 문화가 다른 유럽의 여러 나라들이 경제공동체(EEC)를 만들고 국가연합(EU)을 이뤄 성공적으로 운영해오고 있음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접경지가 유럽 중심으로 도약 이제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 선거를 두고 각 후보들의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번 대선은 우리나라의 잠재 역량을 최대한으로 조직해낼 지도자를 뽑는 중대한 일이다. 이점에서 독일의 변방이자 접경지였던 오버프랑캔행정관구가 통일을 이루면서 지리적 이점을 바탕으로 유럽 중심지대로 도약하고 있는 것은 주목할 만 하다. 정상회담에 이어 실무급 회담이 이어지고 있는 우리 남·북 교류사업만큼은 민족전체 성장동력 견인이라는 큰 틀에서 중대한 소명의식을 갖고 이뤄지길 간절히 기대해 본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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