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야기

삼계도

coron 2017. 4. 13. 08:38
3월 20일 월요일 [삼계도]
KBS R_라디오 시사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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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2017-03-2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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三計圖

오늘 3월 20일은 올해의 춘분(春分)입니다. 
태양이 남으로부터 북으로 오는 길에 천구(天球)의 적도와 황도(黃道)가 만나는 점인 춘분점을 지나가는 날이지요. 
춘분에는 밤낮의 길이가 같지만, 실제로는 태양이 진 후에도 얼마간은 빛이 남아 있기 때문에 낮이 좀 더 길게 느껴집니다.

그런데 춘분에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서 1년 중 농사일을 하기에 가장 좋은 때이며, 또 이 때가 지나면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기 시작합니다. 그러니 겨우내 얼었던 땅이 풀리면서 농부들의 손길도 분주해지지요. 이 절기를 전후하여 농가에서는 봄보리를 갈고 춘경(春耕)을 하며 담도 고치고 들나물을 캐어먹습니다.

또 논밭에 뿌릴 씨앗의 종자를 골라 파종 준비를 서두르고, 천수답(天水畓)에서는 귀한 물을 받기 위해 물꼬를 손질합니다. ‘천하 사람들이 모두 농사를 시작하는 달’이라는 옛사람들의 말은 바로 춘분을 전후한 시기인 음력 2월을 가리킵니다. 즉 이때에 비로소 한 해의 농사가 시작되는 것입니다.

활기찬 봄을 맞이하는 춘분, 공자의 삼계도(三計圖)가 떠오릅니다.

 

三 석 삼

計 셀 계

圖 그림 도

 

<명심보감(明心寶鑑)> 입교편(立敎篇)에 있는 이 말은 세가지 계획이라는 뜻으로 원문을 보면,

 

一生之計 在於幼

(일생지계 재어유)

일생의 계획은 어릴 때에 있고

 

一年之計 在於春

(일년지계 재어춘)

일년의 계획은 봄에 있고

 

一日之計 在於寅

(일일지계 재어인)

하루의 계획은 새벽에 있다

 

그러므로

 

幼而不學 老無所知

(유이불학 노무소지)

어려서 배우지 않으면 늙어서 아는 것이 없고,

 

春若不耕 秋無所望

(춘약불경 추무소망)

봄에 밭 갈지 않으면 가을에 바랄 것이 없으며,

 

寅若不起 日無所辦

(인약불기 일무소판)

새벽에 일어나지 않으면 하루를 다스릴 수가 없느니라.

 

입니다.

 

봄에 밭갈고 씨앗을 뿌리지 않았는데, 어찌 가을에 수확을 바랄까요? 모든 것이 때가 있는 법입니다. 
세가지 계획이라는 삼계도(三計圖)와 춘약불경 추무소망(春若不耕 秋無所望)을 보며, 이 봄 나는 올해 어떤 씨앗을 뿌리고 가꿀지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